interVentures
인사이트/투자유치와 IR

SI와 FI, 누구에게 투자를 받아야 하나

전략적 투자자는 사업을 보고, 재무적 투자자는 회수를 봅니다. 밸류를 더 주는 쪽이 언제나 유리한 것은 아닌 이유를 정리했습니다.

투자자를 크게 둘로 나눕니다. 전략적 투자자(SI) 는 사업상의 이유로 투자하는 기업이고, 재무적 투자자(FI) 는 수익을 목적으로 투자하는 벤처캐피털이나 펀드입니다.

돈의 색깔이 다르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실제로 다른 것은 그들이 무엇을 기대하고 언제 무엇을 요구하는가입니다. 이 차이를 모르고 조건만 비교하면 나중에 예상하지 못한 제약에 걸립니다.

두 투자자가 보는 것

FI는 회수를 봅니다. 펀드에는 만기가 있고, 정해진 기간 안에 투자금을 회수해 출자자에게 돌려줘야 합니다. 그래서 이 회사가 몇 년 뒤 얼마에 팔리거나 상장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성장률과 시장 규모를 집요하게 묻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SI는 자기 사업과의 연결을 봅니다. 우리 회사의 기술이나 고객이 자기 사업에 도움이 되는지, 경쟁사가 먼저 가져가면 곤란한지를 봅니다. 수익률은 판단 기준의 일부일 뿐이라서, 사업적 가치가 크면 FI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높은 밸류가 항상 좋은 것은 아닙니다

SI가 더 높은 가격을 부르면 당연히 좋아 보입니다. 그런데 SI 투자에는 대개 사업적 조건이 함께 붙습니다.

  • 경쟁사 거래 제한 — SI의 경쟁사에는 제품을 팔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시장의 절반이 닫힐 수 있습니다.
  • 우선매수권 — 나중에 회사를 팔 때 SI가 먼저 살 권리를 갖습니다. 다른 인수 후보가 협상을 꺼리게 됩니다.
  • 정보 접근 — 이사회나 정기 보고를 통해 사업 정보가 넘어갑니다. 그 회사가 언젠가 경쟁자가 될 가능성도 함께 봐야 합니다.

이 조건들은 당장은 비용이 아닙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다음 라운드나 매각 시점입니다. 다른 투자자가 캡테이블에서 특정 SI를 보고 "그럼 이 회사는 결국 저기로 가겠네"라고 판단하면 투자 검토 자체를 접기도 합니다.

밸류를 20% 더 받는 대가로 앞으로의 선택지가 좁아지는 거래일 수 있습니다. 그 교환이 지금 회사에 맞는지를 따지는 것이 판단의 핵심입니다.

단계에 따라 답이 다릅니다

초기에는 FI가 무난합니다. 아직 사업 방향이 바뀔 수 있는 시기인데 SI의 조건은 방향을 고정시키는 쪽으로 작용합니다. 피봇이 필요할 때 걸림돌이 됩니다.

제품과 고객이 자리를 잡은 뒤에는 SI가 강력해집니다. 이 단계의 SI는 돈만 넣는 것이 아니라 유통망이나 고객을 함께 가져옵니다. 영업 조직을 몇 년에 걸쳐 만드는 대신 SI의 채널을 쓰면 성장 속도가 달라집니다.

매각을 염두에 둔 단계라면 SI 투자가 사실상 인수의 앞 단계가 되기도 합니다. 그것이 목표라면 좋은 경로이고, 아니라면 신중해야 합니다.

투자만이 답은 아닙니다

자금이 필요한 모든 상황의 답이 지분 투자는 아닙니다.

  • 정책자금과 보증부 대출 — 지분 희석이 없습니다. 이자 부담과 상환 의무가 생기지만, 매출이 이미 나오고 자금 용도가 명확하면 지분보다 싼 돈입니다.
  • 매출채권 유동화 — 대금 회수까지 시간이 걸리는 B2B 구조에서 운전자금 문제를 지분 없이 푸는 방법입니다.
  • 전략적 제휴 — 지분 없이 채널만 여는 형태로 SI의 장점 일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지분은 한 번 나가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지분 없이 풀 수 있는 문제인지를 먼저 확인한 뒤에 투자 유치로 넘어가는 순서가 맞습니다.

결정 전 점검 목록

  • 이 자금이 정말 지분을 내주고 받아야 하는 돈인가
  • SI라면 경쟁사 거래 제한이 우리 시장의 어느 정도를 닫는가
  • 우선매수권이나 동의권이 향후 매각·투자에 어떤 제약이 되는가
  • 그 SI가 몇 년 뒤 경쟁자가 될 가능성은 없는가
  • FI라면 펀드 만기가 언제이고 회수 압박이 언제부터 오는가
  • 다음 라운드 투자자가 이 캡테이블을 어떻게 볼 것인가
  • 밸류 차이와 조건 차이를 같은 표에 놓고 비교했는가

마지막 항목이 실질적으로 가장 중요합니다. 조건은 숫자가 아니라 문장으로 오기 때문에 비교가 어렵습니다. 각 조항이 실제로 발동되는 상황을 적어보면 어느 쪽이 유리한지가 훨씬 분명해집니다.


투자자를 고르는 일은 돈을 고르는 일이 아니라 앞으로 몇 년을 함께 갈 주주를 고르는 일입니다. 계약서에 적히는 조건보다 그 주주가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요구할 사람인지가 결국 더 크게 작용합니다.

구체적인 조항의 해석과 협상은 사안마다 다르므로 변호사의 검토를 함께 받으시기 바랍니다.

투자유치SIFI자본구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