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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보호조항 ② 지분을 팔 때 걸리는 것들

창업자 락업, 우선매수권, 동반매도권, 매도요구권, 이사 선임권, 동의사항. 회사를 팔거나 지분을 정리할 때 실제로 작동하는 조항들을 정리했습니다.

투자 계약의 조항은 대부분 평상시에는 아무 일도 하지 않습니다. 회사가 굴러가는 동안에는 존재조차 잊고 지냅니다.

그러다 지분을 정리하거나 회사를 팔려는 순간 한꺼번에 작동합니다. 그때는 이미 협상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 조항들은 서명하기 전에 각각이 언제 발동되는지를 문장으로 적어보는 것이 유일한 대비책입니다.

창업자 락업 (Founders' Lock-up)

투자자가 회수하기 전까지 창업자는 지분을 팔지 말라는 조항입니다. 팔 때는 같이 팔자는 취지입니다.

의도 자체는 자연스럽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창업자가 먼저 지분을 정리하고 나가버리면 곤란하니까요. 확인할 것은 기간과 예외입니다. 창업자도 생활이 있고, 오랜 기간 무보수에 가깝게 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부 매도에 대한 예외를 아예 두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 생깁니다.

우선매수권 (Right of First Refusal)

창업자가 지분 일부를 팔려 할 때, 외부에 팔기 전에 기존 투자자에게 먼저 매수 기회를 주는 조항입니다. 기존 투자자가 거절하면 그때 외부에 팔 수 있습니다.

이 조항은 매도 자체를 막지 않습니다. 순서만 정합니다. 그래서 투자자 보호조항이면서 동시에 창업자 보호조항 성격을 갖습니다. 창업자가 생활 유지를 위해 재산 일부를 정리하는 길을 열어두되, 낯선 제3자가 갑자기 주주로 들어오는 것은 막기 때문입니다.

동반매도권 (Tag Along)

최대주주가 지분을 팔 때 투자자도 같은 조건으로 함께 팔 수 있는 권리입니다. 투자 계약에서는 거의 필수로 들어갑니다.

창업자가 대기업에 지분을 넘겨 회사가 넘어가는 상황에서, 투자자만 남아 새 최대주주 아래에 갇히는 것을 막는 장치입니다. 창업자 입장에서 크게 불리한 조항은 아닙니다. 다만 매각 협상에서 인수자가 사야 할 물량이 늘어나므로 거래 구조가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매도요구권 (Drag Along)

이름은 비슷한데 방향이 반대입니다. 투자자가 자기 지분을 팔 때 창업자의 지분까지 함께 팔도록 요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보통은 일정 조건 이상의 제안이 들어왔을 때만 발동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 조건이 느슨하면 창업자가 원하지 않는 시점에 회사를 넘겨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투자자 보호조항 중에서 독소조항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항목으로 봐야 합니다.

확인할 것은 발동 요건입니다. 최소 매각 금액, 필요한 투자자 동의 비율, 창업자에게 주어지는 우선매수 기회가 있는지를 봅니다.

이사 선임권 (Board of Directors)

투자자가 이사회에 비상무이사 형태로 참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주식회사의 최종 의사결정기구는 대표이사가 아니라 이사회입니다. 이사회에 들어가면 필요한 정보를 제때 받고 의석 비율만큼 의사결정에 참여합니다. 지분율보다 큰 영향력을 갖는 통로이므로, 이사회 정원과 각 주주의 지명권을 함께 봐야 합니다. 이 구조는 경영권을 지키는 지분율은 몇 퍼센트인가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동의사항 (Protective Provisions)

특정 사안을 실행하기 전에 투자자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조항입니다. 목록이 길어질수록 경영 속도가 느려집니다. 실제 계약서에 등장하는 항목을 보면 범위가 상당합니다.

  • 자본금 증가, 잉여금 처분, 스톡옵션 부여
  • 보증·담보 제공, 중요자산의 취득·처분·담보 설정
  • 신사업 진출, 신규 법인 설립, 타 회사 출자
  • 일정 금액 이상의 대여·차입·담보·보증
  • 대표이사 및 이사 변경, 주요 경영진 임명과 해임
  • 외부감사인 선임과 변경, 기술 양도
  • 주요 임원 급여의 일정 비율 이상 인상
  • 회사와 주요 주주 간의 거래

여기서 볼 것은 금액 기준선입니다. 기준이 낮게 잡혀 있으면 일상적인 계약마다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투자자가 여럿이면 각각에게 받아야 하므로 실무 부담이 곱해집니다.

콜옵션과 풋옵션

보호조항으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함께 등장하는 것들입니다.

  • 콜백 옵션(Call Back Option) — 합의한 가격에 상대방의 주식을 사올 수 있는 권리
  • 풋백 옵션(Put Back Option) — 투자자가 일정 가격에 주식을 되팔 수 있는 권리

풋백 옵션은 사실상 원금 보장에 가까운 성격을 갖습니다. 누구에게 되파는지, 즉 회사인지 창업자 개인인지가 결정적입니다. 창업자 개인이 매수 의무를 지는 구조라면 회사의 실패가 개인 채무로 이어집니다.

서명 전 점검 목록

  • 락업 기간과 예외 조항이 있는가
  • 드래그얼롱의 발동 요건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는가
  • 동의사항의 금액 기준선이 실무를 막을 수준은 아닌가
  • 이사회 정원과 각 주주의 이사 지명권이 어떻게 되어 있는가
  • 풋백 옵션의 매수 의무자가 회사인가 개인인가
  • 각 조항이 발동되는 상황을 실제 숫자로 적어봤는가

이 조항들은 회사가 잘될 때는 대부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힘을 발휘하는 순간은 매각 협상 자리이거나 회사가 어려워졌을 때입니다. 그때 조항을 처음 읽으면 늦습니다.

조항의 해석과 협상은 사안마다 다르므로 반드시 변호사의 검토를 함께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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